어째서, 우리는.

10년이 넘는 만남 중에, 공주님에게 거듭해 들었던 말이 있다.

"나는 언제나 자기 편이야. 그러니까 나한테 날을 세워서 공격하지
말았으면 좋겠어."

사실, 요즘에야 많이 괜찮아졌지만 (아니, 사실은 지금도 여전히)
심각한 애정결핍에 응석쟁이다. 그리고 내가 인정받지 못한다고
생각하면 날을 세워서 상처주는 말을 뱉어내곤 한다.

그래도 참 다행인건, 언제나 공주님이 손 내밀어주고, 내가 내민
손을 잡아주고, 같이 있어주었다는 것이다.

연애란게, 그렇다. 어쩌면, 모든 인간관계에 공통점일지도 모르지만
(회사 생활 같은 이익이나 돈이 걸린 관계 말고...) 한쪽의 일방적인
필요나 호의에 의해서 맺어지는 관계는 오래 가지 못한다. 그리고
한쪽의 일방적인 필요에 의한 사귐이란 것은 끝이 좋지 않기 마련이다.

갑자기 이야기가 샜는데, 어쨌든 오랜 만남을 위해서는 서로가
맞추어감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좋아서 만나는 사람이잖아. 필요해서 만나는 사람이 아니라.
그런데 서로 자존심을 세우고 서로 만만한 사람이 아니라는 걸
어필하면서 부딪히고 감정이 상하고 싸워야 하는 이유가...
대체 무엇일까 싶어서.

항상 하는 말이지만 20년 넘게 따로 산 사람이야. 서로의 생활습관,
사고방식, 심지어 말버릇까지. 다른 사람이잖아. 서로서로 맞춰가면서,
삐걱거리더라도 한발짝씩 양보하고 먼저 손 내밀어주고 그렇게
사랑하기를 바라는 건 이제 내가 낡은 인간이라서일까.

모르겠어. 이런 내가 미적지근하고 어설픈건지.

소중한 사람이잖아. 행복하게 해주고 싶은 사람이잖아. 같이 있으면
즐겁고 곁에 있어주었으면 하는 사람이잖아. 그렇지 않으면 함께
손을 잡는 의미가 없잖아...

어째서 그런 사람의 위에 서고, 주도권을 잡고, 이겨야한다고 생각하는걸까.

하아... 난 모르겠다.

덧. 왠만하면 연애상담 같은건 인터넷에서는 안했으면 하는데.
잘 아는 사람도 좋은 조언을 해주기 힘든게 연애 상담인데,
격해진 감정으로 연인에 관한 나쁜 이야기를 하면 나오는건
99.89% "헤어지세요. 똥차가고 벤츠옵니다." 라는 말이다.

글쎄. 정말 곁에 있는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하면 그냥 헤어지는게
맞고, 반공개적으로 그렇게 매타작을 하면서 듣고 싶은게 "헤어지세요" 라는
말이 아닌 이상 둘 사이의 연애에 도움이 될까... 라고 물으면
"전혀 아니에요" 라고 밖에 말하지 못하겠다.

결국 둘 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당사자들 밖에 모르고,
서로가 어떤 감정을 가지고 있는지도 제 3자는 모르니까.

그렇게 쉽게 헤어지라는 말을 던져주는 상관없는 사람들이 정말
당신을 위해 해주는 말일까... 글쎄. 난 자신이 없네.

덧 2. 예전에도 말했지만, 아직도 변하지 않는 생각. 그리고
힘들어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

"사랑이란 건 행복해지기 위해서 하는 거에요. 본인이 힘들고 괴롭다면
도망가도 돼요. 그 사람 곁에서 행복함을 느끼지 못한다면 그 사랑은
어딘가 잘못되고 뒤틀린게 아닐까요."

위에서 했던 말과는 상반되는 말이지만, 진심으로, 그렇다고 생각해.

세상 모든 연인들이 행복해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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